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대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대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 *
하늘에는 별이 소중하고 땅에는 꽃이 소중하듯이 나에게는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제일 소중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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