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생활/책 읽고..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산문집

쥬 니 2010. 2. 17. 10:13

 

 

 

2010.2월 설 연휴에 읽다.

 

J 를 수신인으로하는 산문과 함께.... 

 

 

 

<책 내용 중에서>

 

당하면 외로움이고 선택하면 고독이라고.

외로우니까 글을 쓰고  외로우니까 그리워하고

외로우니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어떤 시인의 말대로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물방아처럼 울어라

녜 영혼의 뜰에 푸른 약초가 돋아나리니

누가 너를 위해 울어주기를 바란다면

지금 울고 있는 자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누가 너에게 자비 베풀기를 바란다면

약한 자에게 자비를 보여 주어라

 

- 루미, 물레방아처럼 울어라 -

 

 

평화는 잔디처럼 초록빛이 아니라고

자유는 바람처럼 투명한 빛이 아니라고

그것은 긍저 핏빛일 뿐이라고.

 

 

모든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리라.

- 괴테-

 

 

 

외로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 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그렇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이 사실을 받아 들일 때

당신의 생은 놀랍게 변할 것이다.

 

 

인간들은 대개 집에다 창문을 만들지요.

너무 작아서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는 창문말입니다.

심지어 이 공기 탁한 서울에서 나무 한 그루없는 삭막한 길로라도

사람들은 창을 내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인간들은 말이지요. 모두가 그리워서 그래요.

그리워서 창문을 만드는 거예요.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자신이 못 견디고 아무나 만나러 나갈까 봐 작게.

그렇게 창문을 만드는 거예요.

몸으로  만나지 말고 그저 눈으로 저기 사람이 사는구나.

그림자라도 서로 만나려고 아니 그림자만 얽히려고

그래야 아프지 않으니까.

그림자는 상처받지 않으니까...

 

- 공지영, "착한 여자"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