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4 - 공무도하 읽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의 김훈이 들려주는 우리 삶의 이야기.
작가이기 전에 30년 가까이 기자로 활동했고
사회부 기자생활을 하면서 만난 삶의 모습들을 그렸다.
님아 강을 건너지 말랬어도
기어이 건너려다 빠져 죽으니
어찌하랴 님을 어찌하랴
- 여옥의 노래 -
제목으로 정한 공무도하(公無渡河)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麗玉)이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이제 옛노래의 선율은 들리지 않고 울음만이 전해오는데,
백수광부는 강을 건너서 어디로 가려던 것이었을까.
백수광부의 사체는 하류로 떠내려갔고,
그의 혼백은 기어이 강을 건너갔을 테지만,
이 글은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 등장 인물 >
문정수 : 한국매일신문 사회부 기자.
노목희 : 지방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장철수 : 창야에서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후에도 노학연대 근처를..
박옥출 : 서울 서남소방서 인명구조특공조장 소방위. 캐피털백화점 화재현장에서 귀금속 매장의..
오금자 : 남편과 이혼한 후 치매 초기증세를 보이는 어머니에게 어린 아들을 맡기고 혼자 ..
후에 : 베트남의 산간농촌에서 태어나 물밑에서 해초를 건져 팔아서..
이들이 모여 사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인 ‘해망’은,
강 건너 저편으로 가지 못하고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말하려는 듯....
집주인이 떠난 빈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함께 살아 나갈 수 있고,
그것이 인생임을 말하려는 듯.
한번 걸리면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는 지독한 무좀같은
삶의 끈적댐과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내 뱉는다.
그것이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들의 머뭇거림 바로 그것이라는 듯..
그저 강가에 서서 서성일 뿐.
강 건너고 싶은 욕망,
물살에 휩쓸려 죽음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강 이쪽의 지루하고 별볼일 없는 곳임에도
자신의 과거가 묻어 있는 시간에 대한 미련들이 어지럽게
더하고, 뭉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한 없이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듯...
'▣ 일상생활 > 책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일회/법정스님 산문집.1 (0) | 2010.02.01 |
---|---|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오츠 슈이치 저 (0) | 2010.01.27 |
가슴 뛰는 삶 - 강헌구 저 (0) | 2010.01.21 |
いくつもの週末 - 에쿠니 가오리 (0) | 2010.01.21 |
돈의 심리학 - 개리 벨스키 지음 (0) | 2010.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