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 명물, 오줌싸게 동상 >
유럽연합(EU) 리스본 조약을 취재하기 위해
최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을 때다.
한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프랑스어 같았다.
무슨 말인지 몰라 대꾸를 못하자 다른 언어로 말을 바꿨다.
독일어 같았다. 여전히 멀뚱멀뚱하자 이번엔 영어가 나왔다. 구걸이었다.
아이가 배고파하는데 식사할 돈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전 세계인이 모이는 국제 도시다 보니
걸인도 3개 국어를 구사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벨기에는 소국이다.
경상도 크기에 인구는 1000만명 정도며 천연자원도 많지 않다.
하지만 벨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5000달러 정도로 4만~4만2000달러인 일본 프랑스 독일을 웃돈다.
이 작은 나라가 어떻게 해서 잘 살게 됐을까.
가장 중요한 답은 국제화에 있다.
벨기에는 프랑스 독일, 바다 건너 영국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은 힘이 강성할 때마다 여러 차례 침략했고 사회ㆍ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
이로 인해 벨기에 국민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들 국가 언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벨기에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이며 영어도 통용된다.
역사적 불행은 전화위복이 됐다.
어쩔 수 없이 체득한 국제화 기반이 벨기에를 유럽의 정치 수도로 만들었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이 본부를 두고 있고 이들과 협의하기 위해 전 세계 외교관들이 찾는다.
벨기에에 상주하는 외교관은 어림잡아 3만~4만명. 이들은 벨기에 경제에 엄청난 부를 가져다준다.
1인당 연간 15만달러가량을 쓰며 경제에 자양분을 공급한다.
벨기에 모델은 `원 아시아`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이웃 나라 언어와 문화를 적극 받아들인다면 한국도 아시아의 수도가 될 수 있다.
- 매일경제신문, "기자 24시"에서 -
- 1990년, 난*, 브뤼셀 초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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