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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

쥬 니 2010. 11. 15. 09:13

 

 

 

이 책은

작가의 뛰어난 재치로 연애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고

사랑에 관한 지적인 만찬이며

연애+전공서적+소설!?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랑을 묘사하고 감정을 나열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에 ‘왜’ 라는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답을 하는 식의 이야기이다.

 

 

< 내 용 >

 

주인공 ‘나’는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클로이'와 옆 좌석에 앉게 되었다.

그녀에게 반한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한 확률로 만났다는 '낭만적 운명론'에 빠져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서로를 이상화하며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섹스를 하고 사랑의 격정의 시간, 권태로운 시간을 함께 한다.

그러나 클로이가 다른 사람(그의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어 `나'를 떠나면서 사랑은 끝이 난다.

실연을 당한 `나'는 약물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온갖 상상과 자책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가 없는 삶에 점차 익숙해지고 사랑의 교훈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 책에서 발췌...>

 

 

침묵은 저주 스러웠다.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둘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따분한 사람은 나 자신이 되고 만다.(41쪽)

 

의미론적으로 볼 때 사랑과 관심이 거의 맞바꾸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는 나비를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는 "나는 나비에 관심이 많다"는 말고 같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며,

그 관심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스스로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144쪽)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은 늘 "지금" 그렇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클로이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내 말은 시간의 구속을 받는 약속이었다.(163쪽)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재치나 재능이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네가 너이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눈 색깔이나 다리의 길이나 수표책의 두께 때문이 아니라 네 영혼의 깊은 곳의 너 자신 때문이다."(191쪽)

 

 

<역자 후기>에서..

 

이 책을 읽다보면 소설처럼 흘러나가는 이야기와 얼핏 딱딱해 보이는 철학적 사유가 얽히면서

때로는 무엇인가 입 안에서 계속 씹히고 터지는 느낌이 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때로는 온탕과 냉탕을 왕복하는 것처럼 어떤 청량감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말해도 역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벼움"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나아가 이 책을 계기로 저자와 연배가 비슷한 독자들은 자신에게 진행 중인 사건들을 되새기면서,

저자가 좋아하는 표현대로 "노스텔지어"에 젖어 연애를 바라볼 연배의 독자들은 겪어온 사건들을 되새기면서

ㅡ물론 이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재도전에 나서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자유이지만ㅡ큰 즐거움을 누리시기 바란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너이기 때문에...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