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생활/책 읽고..

이윤기가 건너는 강 - 이윤기 저

쥬 니 2010. 2. 22. 11:31

 

 

 2월 셋째 주  틈틈히 읽었다.

 

 

<책 내용 중에서>

  

작가의 고향은 경북 군위군 우보면 두북동 2구...

 

 

아들은 아버지가 아내 대접하는 것을 보면서

장차 제 아내를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딸은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대접받는 것을 보면서

장차 아내로서 어떤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그것을 배운다.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능멸을 당하면서 남을 능멸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내 젊은 날의 성서였다.

한치 앞이 안 보이던 시절,앞뒤 분간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조르바는 나에게 세상과 사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가르쳐 주었답니다.

 

카찬차키스의 이름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위치하는 노른자위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의 하나인

'메토이소노'- 성화 (聖化)를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메토이소노'는 거룩하게 되기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것이 '메토이소노'이다.

 

 

 

 

 

'이코노스타시온'은 그리스 말로 '聖像'이라는 뜻이다.

높이 한두 자 되는, 아주 조그만 교회를 상상하면 된다.

이 교회 안에는 인형만한 성모 마리아 상이 안치되어 있고,

마리아 상 앞에는 올리브 기름 등잔이 놓여 있다.

올리브 기름 등잔의 불은 꺼지는 법이 없다.

그리스의 도로변에는 이런 이코노스타시온이 무수히 서 있다.

"그걸 왜 도로변에다 세워놓았느냐고?"

"교통사고 사망자들의 유족들이 세운 것이다.

1940년대 어느 어름에 그런 풍속이 생겨났다고 하더라.

그리스 전역의 도로에 수십만 개의 이코노스타시온이 서 있다.

이코노스타시온 사이의 간격을 보면 그 길에서의 사고 발생률 높낮이를 알 수 있다.

이코노스타시온이 세워진 현장은 피의 현장이다.

도로교통법은 피를 마시면서 발달한 법이다.

 

 

100년도 못 되는 세월을 사는 인간이

수백 년, 수천 년 이 땅에 사는 나무에게 얼마나 무례한가.

 

 

'하마드뤼아스'를 아세요?

'hama'는 '함께 한다'는 뜻, 'drus'는 나무, 그 중에서도 특히 참나무를 지칭하는

고대 그리스 말이랍니다.

'나무'를 뜻하는 'tree'의 원조가 바로 이 '드루스'인 것이지요.

Hamadryas는 '나무와 함께 하는 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나무의 요정'인 것이지요.

 

 

 

  

 

"조용필을 인터뷰한 월간 잡지 신동아의 박윤석 기자는

조용필이 혼잣말하듯이 '딴따라가 불량인간으로 취급받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중얼거리더라. 면서 기자 자신의 심중소회를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조용필은 광복 이후 한국 가요계를 수놓은 대중 스타들.

그 숱한 불량인간의 반열 그 끝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기타를 처음 잡은 그날 이후 최소한 70년대까지는 불량인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상이 그렇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도 전,

일찍이 그를 불량인간으로 규정한 것은 그의 부모였다.… '

우리 가문에 딴따라는 없다'는 부모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고려대 영문과에 원서를 보내기는 했지만 고사장으로 가는 대신 가출,

잠시 다닌 음악 학원 친구들과 아마추어 그룹을 만들어 파주 일대 기지촌 클럽 주변으로 흘러들었다.

이만하면 불량인간의 전형을 이루고도 남는다.

 

 

 

 

 

미국같은 나라에서 길을 물으면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소 성가실 정도로 꼼꼼하게 가르쳐준다.

사람들이 이동 거리가 길고 이동 범위가 넓은 나라일수록

길 가르쳐주는데 꼼꼼하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풍경을 객관화시켜 설명하는 증거가 아닐 것인가?

풍경을 주관화시키면서 가르쳐주는 길, 그거 잘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몇 세대를 한 곳에서 붙박이로 산 우리나라 시골 사람들에게 시골 길을 물으면

그 내용이 지극히 막연하다.

그 시골 사람에게는 너무 익숙한 풍경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길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가 너무 잘 아는 길을 가르쳐주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험하게 일하는 꼴을 어머니께 보일 수는 있어도

아내에게는 보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뭘 모르는군요.

살아보아야 알게 되겠지만 아내라는 상대는 말이지요,

아무리 험한 꼴을 보여주어도 좋은 상대,

함께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면서 살아가야 할 상대라고요.

아내 앞에서 폼을 잡아가면서 군림하고 싶은 모양인데...

아내는 그런 상대가 아니에요.

세상없이 부끄러운 일도 아내에게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요.

이 세상에서 한 남자를 보호하는 소명을 맡고 있는 여성은 둘이에요.

하나는 어머니, 또 하나는 아내.

어머니와는 함께 오래 살 수 없으니, 결국 한 남자를 보호하는 여성은 아내이지요.

아내를 꽃으로 여겨 버릇하지 말아요.

아내에게 실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