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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도종환

쥬 니 2014. 4. 7. 18:06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도종환




피었던 꽃이 어느새 지고 있습니다
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
지난 밤 비에 소리없이 떨어져
하얗게 땅을 덮었습니다


꽃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오던 사람들은
제각기 화사한 기억 속에 묻혀 돌아가고
아름답던 꽃잎 비에 진 뒤 강가엔
마음 없이 부는 바람만 차갑습니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살아가야 할 날들만 길고 멉니다


꽃 한 송이 사랑하려거든

그대여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 지고 난 뒤의
정적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올해도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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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eric Francois Chopin / Mariage D`amour (꿈속의 웨딩)外 8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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