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생각하게 하는 글

행복해지기 힘든 사람...?

쥬 니 2021. 1. 30. 10:17

김형석 교수에게 
‘행복’이란 두 글자를 물었다. 

모든 이의 삶에서 화두가 되는 키워드이니까.
‘100년 넘게 살아봤더니 다른 게 행복이 아니더라.  바로 이게 행복이더라.’ 그런 식의 답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김형석 교수의 답변은 아무리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해지기 힘든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이 누구일까. 
크게 보면 두 부류이다. 
우선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사람이다. 
왜냐하면 물질적 가치가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으니까. 
가령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과연 행복하게 살까? 
그렇지 않다.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물건을 가지게 되면 오히려 불행해지고 만다.

돈이나 권력, 혹은 명예를 좇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거기서 행복을 찾는다.  솔직히 거기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만족’이 없다. 돈과 권력, 명예욕은 기본적으로 소유욕이다. 그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목이 마르고, 더 배가 고프다. 그래서 항상 허기진 채로 살아가야 한다. 행복하려면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그건 ‘만족’이다.

 ‘만족’을 알려면 어떡해야 하는가.  정신적 가치가 있는 사람은 만족을 안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산다.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명예나 권력이나 재산을 거머쥘 때도 있다. 그런데 결국 불행해지고 만다. 지금 우리 주위에도 그러한 사람들은 많이 있다.

김형석 교수의 메시지는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언뜻 들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처럼 들린다. 너무도 당연한 말처럼 말이다. 그런데 행간을 곰곰이 씹다 보면 확 달라진다.  씹으면 씹을수록 진한 국물이 우러난다. 그건 100년의 삶, 100년의 안목으로 우려낸 삶에 대한 묵직한 통찰이다.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할 수 없는 삶.  아, 그건 정말 비극이다. 
그래서 두 번째 부류를 물었다.  건너고 싶어도 행복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사람들, 그게 누구인지 말이다.


두 번째는 이기주의자이다. 
그들은 절대로 행복할 수가 없다.  뜻밖의 진단이었다. 다들 자신을 챙긴다. 그래야 내가 행복해지니까.  그런데 김형석 교수는 이기주의와 행복은 공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기주의와 행복, 왜 공존이 불가능할까. 이기주의자는 자신만을 위해 산다. 그래서 인격을 못 가진다.  인격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이다. 이기주의자는 그걸 갖추기가 어렵다. 그런데 인격의 크기가 결국 자기 그릇의 크기이다. 그 그릇에 행복을 담는 것이다. 이기주의자는 그릇이 작기에 담을 수 있는 행복도 작을 수밖에 없다. 행복은 공동체 의식이지,  단독자인 나만을 위한 게 행복이 아니다. 김 교수는 자기가 먼저 큰 그릇이 되어야 큰 행복을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다들 100세 인생을 기대한다. 
막상 살아보니 어땠는가. 중요한 이야기이다. 예전에는 환갑이 되고 정년이 되면 인생이 끝날 줄 알았다.  당시에는 인생을 두 단계로 봤다. 30세까지는 교육을 받고, 나머지  30년은 직장에서 일한다. 
그럼 인생이 끝난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가장 일을 많이 하고, 행복한 건 
60세부터였다. 내가 살아보니까 그랬다. 글도 더 잘 쓰게 되고, 사상도 올라가게 되고, 존경도 받게 되더라.  사과나무를 키우면 제일 소중한 시기가 언제일까. 열매 맺을 때이다.  그게 60세부터다. 나는 늘 말한다.  인생의 사회적 가치는 60부터 온다고.

그럼 60대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60을 넘어 90까지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사회적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럼 90 이후에는 어떻게 되느냐.  되는 사람도 있고,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주로 건강 때문이다. 
의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혈압, 당뇨, 치매는 주로 60세 이후에 찾아온다. 그러니까 50세부터 잘 관리하면 90까지는 다 간다고 한다. 90세까지는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 수 있다.

김형석 교수는 지팡이를 짚지 않는다. 놀란 건 육체적 건강 때문만이 아니다. 100세 넘는 연세에도 정신력과 기억력, 사고력과 판단력이 놀랍다. 유연하고 열린 사고 역시 젊은이들 못지않다.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사람은 항상 공부를 해야 한다. 뭐든지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늙어버린다. 사람들은 몸이 늙으면 정신이 따라서 늙는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자기 노력에 따라 정신은 늙지 않는다. 그때는 몸이 정신을 따라온다.

그때는 퇴직하고 한참이나 지난 뒤이다.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되는가. 강연차 지방에 가면 장관 지낸 사람, 교수 지낸 사람들도 만난다.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나보다 정신이 늙어 있다. 왜 그럴까. 장관직 끝내고, 정년퇴직하고 일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겠더라. 일과 공부를 안 하면 몸도 마음도 빨리 늙는다.

일과 공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가. 꼭 직업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공부가 따로 있나. 
독서하고 취미 활동하는 거다. 
취미도 일 가운데 하나이다.
100년을 살아보니 일하는 사람이 건강하고, 노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있고, 건강은 일을 위해서 있다. 
내 친구 중에 누가 가장 건강하냐.  같은 나이에 일이나 독서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 가장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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