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좋은글·시-2

소꼽놀이 친구 - 김대우

쥬 니 2014. 8. 20. 09:35

 

 

 

 

 

소꿉놀이 친구

                                       - 김대우

 

 

 

사랑이 뭔지 모른 채

너는 엄마였고 나는 아빠였네.

흙으로 밥을 지었지

작은 인형이 우리들의 아기였네

그건 어린 시절 소꿉놀이의 행복이었지

그토록 먼 옛날

참으로 그리운 친구여, 보고픈 친구여

 

정겨운 얘기가 서쪽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갈 때

우린 붉은 하늘 끝에 추억을

하나씩 대롱대롱 매달았네

아, 강아지풀과 토끼풀로

금빛반지 진주목걸이

다이아몬드 왕관을 만들며 흑백의 세상에서

놀던 소꿉놀이 친구여, 정말로 그립네

 

사랑과 이별이 진짜 뭔지 몰랐던

미치도록 사랑하는

천국같은 아름다움이 원지

심장 찌르는 가시 같은

이별의 고통이 뭔지 몰랐던

 

가장 순수한 세상이여, 정말로 그립네

 

별들이 총총 떠 있는

우유빛 은하수 세계를 하룻밤에도

수없이 오가며 너와 나의 운명을 점쳤었지

 

너는 엄마 나는 아빠 시절에

사랑이 뭔지 이별이 뭔지 몰랐던

콩알만한 작은 가슴이었을 때

넌 고아원  원장이 되고 난 외교관이 되겠다고

둥근 보름달에게 약속을 했네

그 때 그대로 계속 소꿉놀이를 키우다가

..................

 

어른이 되어서 진짜 너와 내가

사랑을 하는 엄마 아빠가 되었다면

지금쯤 무척 행복했을 텐데.....

 

사 * 랑 * 해

사 * 랑 * 해

 

소꿉놀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