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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후소(繪事後素)

쥬 니 2010. 9. 17. 17:27

 

 

 

 

회사후소(繪事後素)


 


요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나, 수치로 나타나는 능력에 더욱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그 사람이 내면에 어떤 인격을 가지고 있는지,

또 삶을 살아가는 철학은 무엇인지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겉모습만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는

그다지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논어>에 보면 겉으로 꾸며진 아름다움에 앞서

내면의 아름다움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의

회사후소(繪事後素)란 구절이 나옵니다. 


그림그릴 회(繪)자에 일 사(事)자, 회사,

그림을 그리는 일은, 뒤 후(後)자에 힐 소(素)자,

하얀 바탕이 있은 후에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예쁜 그림을 그리더라도 하얀 바탕이 없으면

그 그림이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 구절이 이어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공자의 제자였던 자하가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시경에 보니까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웃음과 예쁜 보조개여!

아름다운 눈동자의 여인이여!

하얀 바탕이 있어야 그것이 의미가 있지!

이 시 구절이 무슨 의미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회사후소니라! 아름다운 그림과 채색은

하얀 바탕이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아름답지 못한데 겉으로 아무리 예쁜 표정과

눈웃음을 쳐도 그 아름다움은 잠깐일 뿐,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외모 지상주의가 곳곳에 만연해 있습니다.

내면의 본질은 바닥을 치고 있는데 겉모습만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내면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아야 할 때입니다. 


회사후소니라!

예쁜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하얀 바탕이 있은 후에 있어야 할 일이다!

 

본말이 전도되고,

선후가 뒤 바뀐 요즘

가슴 속에 깊이 다가오는 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