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닮은 사람을 발견하고
움직이는 버스에서 뛰어내린 적 있습니다.
다급한 소리에 놀라 버스 문이 열리고
채 서지도 않은 버스에서 뛰어내린 나는
횡단보도 건너는 당신을 좇아 찻길로 뛰어들었습니다.
급정거한 차들이 경적을 울려대고
수많은 시선들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선을 받아본 적 없는 내 가슴은
축제인 양 마구 뛰기 시작했습니다.
축제란 그렇게 늘 허망한 끝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푹죽이 터지고, 오색의 풍선이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잘게 찢긴 색종이가 쏟아져 내렸을 뿐
어깨를 잡아챈 순간 돌아본 당신은 그러나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희망이란 때로 공상 같아서 나는
무수히 많은 희망을 지우며 살아갑니다.
당신과 헤어진 뒤 수많은 공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과 헤어진 뒤 수많은 희망을 지웠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당신과 만날 희망 하나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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