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좋은글·시-1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 배은미

쥬 니 2010. 11. 18. 09:42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 배은미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울어야 했을 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 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달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2010. 11.18  오전....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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