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좋은글·시-1

시- 첫사랑/짝사랑/사연/이 지상의 그리움...

쥬 니 2010. 10. 29. 15:16

 

 

 

 

첫사랑

     

                     박솔이

 

형체도 없이

눈커플에 박힌

잊지 못하는 사람

 

소리도 없이

귓속에 박힌

잊지 못하는 사람

 

느낌도 없이

손끝에 박힌

잊지 못하는 사람

 

형체를 잃어도

소리를 잃어도

느낌을 잃어도

 

내가 평생

잊지 않을 사랑

소중한 사람

 

 

 

 

< Ophelia.... Konstantin Egorovich Makovsky >

 

 

 

 

짝사랑

 

                      박솔이

 

꺼내어 놓을 수 없어

눈물 흘렸던 

 

꺼내어 놓을 수 없어

어둡기만 했던

 

안타깝고 안타까운 사랑

 

꺼내지 않아

행복한

 

꺼내지 않아

찬란한

 

아름답고 아름다운 사랑

 

슬프지만 행복했던

어둡지만 찬란했던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랑

 

 

 

 


 

< 샤갈 - Los amantes, 1959 >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 사연  /  도종환 -

 

  

 
 

Gregorian / ERA

 

  

  

 

가고는 오지 못할 임인 줄 알면서도
하루도 몇 번 하늘 끝 달려갔단 돌아오는
아직도 다함없는 이 지상의 그리움

헤어져 가던 길 눈 내려 아득한데
새벽이면 길을 쓸고 진종일 기다려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지상의 그리움

살아서는 다시 못 뵐 임인 걸 알면서도
바람 불면 살아나고 별 뜨면 보고지운
아직도 살아 있는 기약없는 이 그리움

  

이 지상의 그리움     . . . . .    도종환

 

  

 

 

 

 < 모네 - Houses of Parliament ,1904 >

 

  

 

 

'▣ 글 > 좋은글·시-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 참 좋다.  (0) 2010.11.18
  (0) 2010.11.04
.......유죄 - 노희경  (0) 2010.10.22
(시) 익어가는 가을...이해인   (0) 2010.10.13
노년에 필요한 친구 유형  (0) 201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