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좋은글·시-2

착한 여자-공지영

쥬 니 2009. 8. 31. 15:07

  

 

착한 여자 / 공지영


인간들은 대개

집에다 창문을 만들지요.

너무 작아서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창문 말입니다



인간들은 말이지요

모두 그리워서 그래요

그리워서 창문을 만드는 거에요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누가 들어오니까 작게

또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자신이 못 견디고

아무나 만나러 나갈까봐

작게 그렇게 창문을 만드는 거에요

엿보려고 말이지요



몸으로 만나지는 말고

그저 눈으로 저기 사람이 사는구나

그림자라도 서로 만나려고

아니 그림자만 얽히려고



그래야 아프지 않으니까

그림자는 상처받지 않으니까





 

내가 기억하니까요 / 황수정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당신을 알기전에 봤던 영화였습니다 처음봤을땐 스쳐지나갔던 장면이 이번엔 마음에 남았습니다 젊었을때 만나 딱 한번 점심식사를 함께한 남자를 사랑하느라 평생 다른사람을 마음에 들이지 않은 중년 여인이 영화속에서 말합니다 나는 지금도 가끔 그때 썼던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해 그러면 그와 함께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지 물론 그는 나를 잊었을꺼야 하지만 괜찮아 내가 기억하니까 영화속에 그 여인처럼 언젠간 나도 그말을 하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해도 그다지 외로울것 같지 않습니다 평생 그리워할 사람을 갖는다는것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행복은 아니니까요 언제나 그리운 당신 당신이 나를 잊어도 괜찮습니다 내가 기억하니까요 이미 나를 잊었어도 괜찮습니다 항상 내가 기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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