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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봄날

쥬 니 2011. 3. 22. 09:28

 

 

 

 

 

 

 

 

 

대책없는 봄날

 

                                             작자미상

 

 

 

얼마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이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아~~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 젖히는데 어찌나 민망 하던지요.

 

 

거기다 본처같은 목련(년)이 잔뜩 부은 얼굴로 달려와 기세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귀싸대기 때리듯 날려대지요...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재잘대기만 하는 폼이

꼭 시어머니편 드는 시누이년 같아서 얄밉기만 하고요.

 

 

개나리도 무슨일이 있나 싶어 꼼지락거리는

호기심 싹눈을 내미는데요.

 

 

아이고

수다스런 고년들의 입심이 이제 꽃가루로

사방천지에 삐라처럼 날리는데요.

 

 

이 대책없는 봄을 어찌해야겠습니까요......

 

 

 

 

 

 약속 - 조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