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살로메에게 헌정한 릴케의 시
릴게(Rainer Maria Rilke 1875~1926) :
<<말테의 수기>>를 쓴 독일 시인. 소설가. 드라마 작가. 평론가.
철도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일찍 죽고
릴케보다 먼저 태어났던 딸을 잊지 못하는 엄마의 손에 여자처럼 키워졌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그는 22세 때 14살 연상 루 살로메를 만났고
그녀와의 사랑에서 아름다운 사랑시를 탄생시켰다.
헤어진 후에도 평생 루 살로메를 잊지 못했으며
죽는 순간에도 "살로메를 데려다 다오."라고 말했다.
파리시절 로댕을 만나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법을 훈련 받았으며
그 가르침은 시에서의 리얼리즘 형성하였다.
< '루 살로메' 에게... >
내 눈빛을 지우십시오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십시오
나는 당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나의 양팔이 꺽이어 당신을 붙들 수 없다면
나의 불 붙은 심장으로 당신을 붙잡을 것입니다.
나의 심장이 멈춘다면 나의 뇌수라도
그대를 향해 노래할 것입니다.
나의 뇌수마저 불태운다면
나는 당신을 내 핏속에 싣고 갈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루 살로메에게 헌정한 <기도시집>의 제2부에서
사랑의 노래, Liebeslied - Rainer Maria Rilke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련한 향수,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이 이름은 그야말로 시인의 대명사다.
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애송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구슬 굴러가는 것 같은 유성음으로 이루어진 이름만으로도 릴케는 시인답다.
릴케를 불멸의 시인으로 키운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와의 만남은 그중 각별한 것이었다
1897년 5월 12일,
뮌헨의 소설가 야콥 바서만의 집에서 열린 다과 모임에서였다.
젊은 시인 르네 마리아 릴케(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아명)는
당대 멋진 여성의 대명사였던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만나자마자
사랑의 거센 폭풍에 휘말려 들어갔다.
열네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아니 그러기 때문에 그녀는 릴케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모성의 여인이었다.
시원하면서도 강렬하고 자유분방한 정신세계는 또한
릴케의 젊은 열정과 만나 불꽃을 튀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만나자마자 릴케의 가슴은 루 살로메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시도 쉴 시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