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좋은글·시-1

그리움의 간격

쥬 니 2010. 4. 21. 16:45

 

 

 

적당한 거리

 

우린 흔히 그림을 감상 할 땐 조금 거리를 두고 그림을 봅니다.

너무 멀리서 보면

그림이 잘 보이지 않고

너무 가까이서 보면

그림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 부분만 보게 되지요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그림의 아름다운 본질을 볼 수가 없게 됩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적당한 거리'

나와 상대방과의 단순한 수치상의 거리가 아니며

마음의 거리감은 더욱 아니며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거리일 것 입니다.

괴로워하는 까닭은 그 거리감을 무시함으로써 비롯되는 상처 때문이겠지요.

 

정말 아끼는 물건이 있다면

늘 손아귀에 쥐고 있지 않습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두고

그 물건에 먼지가 묻어면 털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소유욕으로 손아귀에 쥐고서 손 때를 묻히고 있지는 않는지.

집착으로 마음속에 가둬놓고 상처를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정말 좋아한다면, 정말 사랑한다면

아름다운 적절한 거리를 생각해 보세요.

 

*   *   *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 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 그리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 수록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 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나무들이 올 곧게 잘 자라는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이라고 부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있는 거리,
그래서 서로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거리.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사원의 기둥과 같다,

  너무 멀어도 무너지지만, 너무 가까워도 무너진다.”

 

             - 칼릴 지브란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양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