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는 것 / 이정하
귀향하는 열차를 기다립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다린다는 것.
기다린다는 것은 또한
곁에 있건 없건 그 대상에게서
눈을 떼지 않겠다는 뜻.
일의 결과를 기다리고,
해가 뜨고 지길 기다리고,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다
끝내는 죽음마저 기다리는,
그리하여 기다리는 그 순간이 모여
우리 삶이 되질 않았던가.
그 중에서도 내 가장 소중한 기다림, 그대여.
내 인생의 역에 기차가 거짓말처럼 들어와 서고,
그대가 손을 흔들며 플랫폼으로 내려설
그 눈부신 순간을 기다리네.
기다리고 또 기다리네.
그대여, 어서 오기를.
그래서 먼 여행 끝의 피곤함을
모두 내게 누여라.
사랑은 어쩌면 꿈같은 것이 아닐까.
허망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깨고 난 뒤에야
오히려 진실을 느낄 수 있으므로.
현실의 벽이 높더라도,
그것을 인식했더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 그것이야말로 진실한 사랑이다.
Sun Of Jamaica / Goombay Dance Band
'▣ 글 > 좋은글·시-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0) | 2008.10.14 |
---|---|
살아있기 때문에- 이정하 (0) | 2008.10.14 |
호명 - 이정하 (0) | 2008.10.14 |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0) | 2008.10.14 |
사랑은 아주 작은 관심입니다. (0) | 2008.10.13 |